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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을 타야하나 - 스위스 치즈 모델

by 개사치 2024. 6. 17.

티웨이항공 사건사고

나는 예전에 원래 항공정비사를 목표로 공부도 했었고 공군에서 KF-16 도 정비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뉴스에 나온 티웨이 항공관련 이슈가 좀 많이 씁쓸하다.

티웨이 오사카행 이슈

티웨이는 LCC 답지 않게 A330 을 몇대 날린다. 그 중에 크로아티아로 가야하는 기재에 결함이 생겨서 오사카로 가려던 기재를 바꾼 거 같다. 그럴 수는 있다. 근데 이번 문제는 그 대처 과정이 많이 문제가 있었다. 

차라리 오사카행을 결항시키고 환불을 해주는게 더 깔끔했을 거 같다. 왜냐면 항공기 정비의 개념은 예방정비이다. 그런데 스케쥴을 돌리는 에어라인의 항공기는 그게 생각보다 빡빡하다. 그래서 되게 빠르게 점검을 하게 되는데 이번에 그게 터진 거 같다. 단시간에 해결이 안되는 결함이라면 결항이 맞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의 경우는 예비기재가 왔겠지만 LCC는 그런게 없다. 그래서 싼맛에 도박 아닌 도박을 하는건데 요즘은 LCC 라고 해도 가격은 거의 비슷한 거 같아서 이걸 타야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이 많다.

티웨이를 타지 말아야 할 결정적인 이유

좀 된 이슈인데 티웨이 기장이 정직처분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dJ07WlLrOs 

기장은 안전한 비행을 위해 항공기를 둘러보고 그리고 아마 민간항공사도 Form(정비양식) 에 서명을 할 것이다. (전투기도 그러함) 그런데 브레이크 계통에 패드의 잔량이 거의 없는데 이걸 갖고 비행을 하라고 하는 항공사가 티웨이다. 그러자 조종사가 임원급 직원의 보장을 요청했는데 들어주지 않았고 기장은 그냥 비행을 안했다. 그러자 5개월 정직을 먹인 것이다. 

항공기 브레이크

자 여기서 소설을 써보자. 저 항공기가 V1(이륙결심속도) 직전에 이륙을 단념해야하는 상황이 왔다고 치자. 그럴 경우 항공기가 사용할 수 있는 제동수단은 에어론(혹은 에어브레이크), 트러스트 리버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휠 브레이크이다. 에어론과 트러스트 리버스의 경우는 공기역학적 제동장치이고 마지막에 항공기를 지상에 정지시키는 건 휠 브레이크이다. 그 휠 브레이크가 작동하는데 핵심부품이 바로 브레이크 패드이고 문제가 된 브레이크 패드의 잔량이 거의 0 에 가까웠기 때문에 기장은 비행을 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이럴 경우 최악의 상황은 활주로를 이탈해서 오버런을 할 수 있고 그게 바로 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임원급 직원의 확인이 없었다면 기장이 다 뒤집어 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항공기에서는 브레이크가 이렇게 중요한 계통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오사카행 항공기의 결함도 유압계통이라고 하는데 그걸 정비해서 띄웠다는 것도 참 놀랄 노짜다.

티웨이의 인식

언론에서 취재를 들어가니 부품의 잔량이 남았을 때 미리 교체하면 패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신박한 개소리를 했다. 항공기 정비의 개념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예방정비이다. 근데 티웨이항공은 그 예방정비의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벌써 25년도 더 되었는데 처음으로 항공기 정비를 배울 때 제일 처음 들었던 얘기가 바로 항공기 정비의 개념은 예방정비이다 라는 것이었다. 근데 이걸 항공사가 지금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혹은 언론을 상대로 구라를 쳤거나..

FSC vs LCC

최근 짧은 기간에 홍콩을 두번이나 다녀왔다. 처음에는 대한항공으로 왕복을 끊었고 두번째는 홍콩 익스프레스로 왕복을 끊었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기상문제로 시간이 오래걸렸었고 귀국편은 아무런 이슈없이 잘 돌아왔다. 홍콩 익스프레스의 경우는 그냥 디폴트로 지연을 깔고 다니는 거 같다. 돌아오는 편의 경우는 1시간 30분 이상의 지연을 해줘서 대중교통 막차를 타기 위해 뛰게 해줬다. (심지어 기내식으로 먹은 음식 때문에 3일동안 설사도 덤으로 했다.)

 

가격만 놓고 보면 많이 차이나는 거 같은데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였다면 대체 기재가 수월하게 준비되서 문제가 최소화 되었을 것이다. 결국 FSC 와 LCC 의 차이는 만약의 상황에 대한 보험료를 지불하냐 안하냐의 차이인 것 같다.

스위스 치즈 모델

이 모델은 여러 방어층(치즈 조각)들이 있지만, 각 층에는 작은 구멍(결함)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구멍들이 일렬로 정렬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개념을 설명합니다. 각 방어층은 독립적인 안전 조치나 절차를 의미하며, 한 층의 결함이 다른 층에서 보완될 수 있지만, 모든 층의 결함이 겹치는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항공정비를 배우다 보면 스위스 치즈 모델이라는 것을 배운다. 작고 사소한 문제들이 반복되다 보면 그것이 쌓여서 한 방에 크게 터진다는 것이다. 지금 어찌보면 티웨이항공은 스위스 치즈 모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되지만 생긴다면 이러한 작은 이슈들을 방치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터지게 될 것이다.

 

결론

앞으로 항공편 탈 일이 좀 생길 거 같은데 이런 이슈로 나는 절대 티웨이 탈 일은 없을 거 같다. 항공기 정비의 기본 개념인 예방정비를 정면으로 반박하거나 구라를 치지 않나 안전운항을 위한 기장의 의견을 비용이라는 이유로 묵살하지 않나 정말 말도 안되는 일들을 하고 있는 항공사이다. 아무리 티켓이 싸게 나와도 나는 이 항공사는 안탈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