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번호
보통 개인회생을 시작하면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채권자에게서 전화가 오면 변호사 사무실로 전화하라고 알려주라고 하지만 채권자들은 그렇게 얘기하면 콧방귀를 뀐다. 왜냐면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추심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추심을 하면서 채권을 회수하면 인센티브를 받는다. 근데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하면 그런 이득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전화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리고 이들에겐 실무를 하면서 더 중요한 것은 사건번호이다. 사건번호가 존재해야 자기가 더 이상 추심을 하지 않고 다른 부서에 넘기게 되기 때문이다.
상담원들은 경우에 따라 추심전화가 왔을 때 개인회생을 준비한다고 하면 반응이 딱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아 그러냐 그럼 사건번호 나오면 바로 알려달라 하는 부류와 나머지 하나는 자기가 회생이 기각되게 하겠다, 이의신청(?)라는 식의 반응이다.

사건번호의 중요성
위 단락에서 먼저 언급이 되긴했지만 사건번호가 있어야 추심담당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나의 채권을 넘길 수 있다. 그래서 빨리 사건번호를 내놓으라고 하는데 여기서도 반응이 극과 극으로 갈린다.
약간 공무원같은 느낌으로 건조하게 계속 재촉하는 정도도 있지만 거의 뭐 채권을 추심하듯이 난리를 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회생을 시작한다고 해도 사건번호를 받기 전까지는 꽤나 전화를 많이 받게되고 이게 은근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다.
너의 개인회생 신청을 막겠다
가끔 추심원이 이런 무식한 소리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일단 잘 모르는 경우 이런 식의 반응을 받았을 때 쫄게되거나 그래서 다만 얼마라도 갚으라는 꾀임에 넘어가게 되는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 왜 그러면 안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추심원은 아무런 힘이 없다.
추심원은 진짜 아무런 힘이 없다. 즉, 나의 개인회생에 뭔가를 어떻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권한 혹은 힘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모르는 경우 여기에 속을 수 있다. 물론 나중에 다루겠지만 신용회복위원회에서 하는 개인워크아웃을 할 경우에는 모르겠지만 (개인워크아웃의 경우는 채권자들의 동의가 필수다. 근데 그 채권자가 추심원은 아니다. 은행이지..) 회생의 경우는 법원에서 진행하는 강제성이 있는 행위라 일개 추심원이 뭘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다.
편파변제
이게 중요하다. 어째뜬 변호사 사무실을 선임하고 회생을 진행하면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시키는대로 하면 무조건 사건번호는 나온다. 그런데 위에 나온 추심원의 협박에 속아서 특정채권자에게만 얼마라도 상환을 하게 된다면 그게 오히려 회생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된다. 이건 유튜브에 회생관련 정보를 올리는 모든 변호사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 중에 하나다.
부채증명서
사건번호의 경우는 모든 서류가 다 준비되고 그걸 법원에 전자접수를 해서 나오는 것이라 결국 서류들이 다 준비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이 변호사 사무실을 선임하고 2주정도 걸린다. 그렇다면 위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면 2주까지 계속 추심원들의 전화에 시달려야 하는 것인데 그 전에 추심원들의 전화를 안받는 방법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부채증명서이다.
부채증명서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행업체를 통해서 발급을 받는데 이게 발급되면 해당 금융기관(채권자)에서 이 이놈은 이제 개인회생하려고 하는 애구나 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그래서 더 이상 추심전화가 오지 않게 된다. 나의 경우도 신기하게 부채증명서가 발급된 직후부터 거짓말처럼 채권자들에게 추심전화가 오지 않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좀 챙겨할 부분이 있다.
부채증명서가 발급되기 위한 과정
일단 금융기관에 신청이 들어가야하는데 이 부채증명서 발급신청만 들어와도 추심원들이 전화를 안하게 된다. 정확히는 이제 자기 일이 아닌 타 부서 일이라고 인식이 되고 손을 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도 블랙박스가 있는데 바로 대행업체이다. 나의 경우는 특정 채권자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는데 변호사 사무실에서는 대행업체가 부채증명서 발급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고 했고, 채권자의 경우는 증명서 발급이 접수된 게 없다라는 상황이었다. 둘 중 한 곳이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데 알고보니 대행업체에서 부채증명서 발급을 신청했는데 신청에 필요한 서류들을 잘못보내서 접수가 안되었다는 피드백을 이틀째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대행업체의 담당자 연락처를 알아내서 닥달을 해서 처리하긴 했는데 이게 내가 돈을 내고 변호사 사무실을 선임했는데 이런거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겨우겨우 한 곳 남았던 채권자까지 부채증명서 발급신청이 들어가고 나서 그제야 모든 채권자들에게 전화가 안왔고 그 후에는 가끔 (그 전에는 매일매일) 사건번호 확인을 위해서 그나마 좀 말랑말랑하게 전화가 오는 것으로 바뀌었다.
다음에는
다음에는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개인회생과 개인워크아웃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서 유리한 것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